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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는 법이다.

아이가 뭘 원하는지 잘 살펴야 한다.
기사입력 2016.01.1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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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는 법이다.
    국제투데이뉴스 김사영 시민기자.

     오래전에 읽은 글 속에 어떤 철학자가 현대사회를 ‘스피드(speed)시대’라고 주장한 내용이 있었는데 평범하지만 깊이 음미해 보아야 할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요즘 세대의 어린이들은 한 세대전의 어린이보다 더 빨리 크고 더 똘똘한 것처럼 보인다. 부모들 또한 자신의 아이를 누구보다 더 빨리 뭐든지 잘하게 하려고 한다. 과연 이런 현상이 바람직한 변화인지 아니면 사람의 욕심으로 빚어진 잘못된 현상인지 한 번 생각해 보아야한다.
     
     많은 부모들은 아이를 학원에 보내 또래의 다른 아이보다 먼저 배우고 빨리 익히게 하려고 한다. 또 그 아이가 잘 할 가능성이 큰 것을 몇 가지만 잘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다 잘하게 하려고 다그친다. 많은 아이들이 매일 혹은 격일로 피아노, 태권도, 영어회화, 미술학원이나 국‧영‧수 선행학습을 위한 학원 등을 다닌다. 또래 친구들과 놀거나 쉬거나 할 시간이 충분치 않을 뿐만 아니라 혹시 한 곳이라도 거른 것이 드러나면 야단을 맞는다. 뭔가 새로운 호기심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야단이 무서워 학원엘 가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이 과연 행복할까?

     세상의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 아직 때가 아닌데 이웃집 아이보다 더 가르치려고 지식이나 기술을 주입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기본을 제대로 못 갖춘 아이에게 그의 또래가 감당 할 수 없는 수준의 것을 요구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를 생각해 봐야 한다. 한 예로 많은 부모들은 수학 성적이 부족해서 학원엘 보낸 아이가 성적이 별로 향상되지 않으면 수강 시간을 늘리고 주말 반까지 듣게 한다. 그 아이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어떤 길인지 고려하지 않은 채 부모가 일방적으로 안내한다. 그 아이가 가족과 함께 보낼 행복한 시간의 소중함보다는 스피드에 현혹되어 있다. 이제는 부모의 지혜롭지 못한 선택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놀드 게셀의 타임테이블(time table)을 서울대학교 교수였던 문용린은 그의 책 “쓴소리”에 이렇게 소개하였다. 사람의 신체적 ‧ 정신적 발달이 타임테이블 즉 시간표(時間表)에 따라 진행된다고 밝혔다. 태어나서 한 살까지인 영아기에는 그저 스킨십이 최고의 교육이다. 부모와 아기의 스킨십은 정서발달은 물론 두뇌발달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부모가 아이를 한 번 더 안아주는 것이 이 시기의 최고의 교육이다. 두 살부터 네 살에 이르는 유아전기에는 아이의 독립심이 급격히 자란다. 말이 급격히 늘고, 대근육이 발달해 뛰어놀기 시작하며 간단한 미술 교육이 지적 자극으로 이어지는 시기이기도하다. 다섯 살에서 여섯 살로 이어지는 유아후기에는 이른바 우뇌와 전두엽이 발달하는 시기로 품성이 좋은 아이로 키우기 위한 인성교육을 시작할 때다. 또 소근육을 이용한 종이접기, 색칠하기, 등의 놀이가 성장 - 발달을 돕는다. 피아노, 바이올린, 수영 등의 교육이 신체 정서 발달에 효과가 있는 시기이다. 일곱 살부터 열두 살 까지를 아동기라고 하는데, 이때 비로소 언어를 담당하는 측두엽과 수학, 물리적 사고를 담당하는 두정엽이 발달한다. 그러니 국어, 영어, 수학을 가르치려면 이 시기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또 골격도 단단해 지는 시기이므로 신체운동을 해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아이가 뭘 원하는지 잘 살펴야 한다. 

     아이의 성장 발달 단계에 맞춰 적기에 꼭 배울 것을 놓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오히려 부모님과 아이들, 또래의 아이들과 잘 어울리면서 살아가는 것을 배워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 또래의 친구보다 엄청난 학습능력을 보였던 천재라고 불리던 사람들이 어른이 되면서 평범해 진 것을 보면 제때 그 수준에 맞게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이가 자라는 상황에 맞춰 적정한 내용을 즐기며 경험하게 해야 할 것이다.

     중국 당나라 때 나무를 심어 잘 키운 사람으로 유명한 종수 곽탁타라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나무를 정성들여 심은 뒤 물을 적당히 주고, 지지목을 세워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고, 주변의 잡초를 제거하며 거름을 주어 잘 키웠다고 한다. 심은 모든 나무의 특성을 최대한 존중하였다고 한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나무를 심고난 후 나무가 원하는 것 보다 더 많은 물을 줘서 뿌리가 곯거나 덜 주어 말라버리게 했고, 혹시 나무가 사나 죽나 궁금해 나뭇가지를 꺾어보고 긁어보고, 심지어는 뿌리가 자릴 잘 잡았는지 나무를 당겨보는 바람에 뿌리를 들뜨게 하여 결국 시들어 죽게 만들기도 한다.

     부모가 모두 자녀를 키우는 우수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이 그의 성장 - 발달 수준에 맞는 것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지나친 조기교육이나 선행학습보다는 적기교육이 중요하며, 제때 성장과 발달 수준에 맞는 내용을 경험하게 하고 지나친 것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부모의 자녀에 대한 과욕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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